문) 저는 시공사의 직원입니다. 조합원이 공사비를 납부하지 아니할 뿐 아니라 시공사가 연대보증한 은행으로부터 차입한 중도금대출도 변제하지 아니한 상태에서 일괄등기에 따라 조합원명의로 소유권보존등기가 경료되었으며, 조합원이 이를 기화로 자신 명의의 부동산에 다액의 근저당권 설정을 하여 두었습니다. 시공사로서 공사대금채권을 가지고 유치권을 행사하고 있는데, 유치권의 행사기간은 언제까지이며, 또한 시공사가 연대보증한 은행대출금에 대해서도 유치권을 행사할 수 있을까요?
답) 타인의 물건을 점유한 자가 그 물건에 관하여 생긴 채권이 변제기에 있는 경우에 변제를 받을 때까지 그 물건을 유치할 권리를 가지는데, 이를 유치권이라 말합니다. 이 경우 시공사는 공사대금 채권전부의 변제를 받을 때까지 유치물의 목적물인 조합원 소유 부동산 전부에 대하여 유치권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유치권자인 시공사가 조합원 소유 부동산을 점유하고 있는 동안에는 그 권리를 행사하고 있는 것이므로 유치권에 대한 소멸시효가 진행하지 않으며, 따라서 유치권이 시효로 인하여 소멸하는 일은 없습니다.
다만 귀 시공사의 유치권의 행사는 공사대금채권의 소멸시효(피담보채권의 소멸시효)의 진행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합니다. 다시 말해서 조합원 부동산을 유치하고 있다고 해서 그것이 곧 공사대금채권을 행사하고 있는 것이 아니므로, 귀 시공사의 유치권의 행사는 공사대금채권의 소멸시효에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귀 시공사가 채무자인 조합원으로부터 공사대금채권 전부의 변제를 받을 때까지 유치권을 행사를 할 수 있지만, 공사대금채권에 대한 소멸시효기간 3년이 경과하면 유치권의 행사가 적법하지 않게 됩니다.
따라서 조합원 소유 부동산에 대하여 유치권을 행사하고 있는 동안에도 귀사의 공사대금채권의 소멸시효를 별도로 중단시켜야 하는데, 이 경우 귀사는 채무자인 조합원을 상대로 민법 제168조 이하의 중단사유인 재판상청구, 압류나 가압류 등의 행위를 하여야 합니다.
또한 시공사가 연대보증한 은행대출금에 대해서 유치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에 관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귀하의 질문은 조합원이 은행대출금에 대하여 그 변제를 이행하지 못하여 시공사가 연대보증인으로서 책임을 지는 경우에 시공사는 조합원에 대하여 구상금채권이 발생하는데, 이 구상금채권을 가지고 조합원 소유 부동산에 대하여 유치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에 관한 것으로 보입니다.
유치권이 성립하려면 채권이 유치권의 목적물에 관하여 생긴 것이어야 합니다. 다시 말하면 채권과 목적물사이에 견련관계가 있어야 합니다.
여기서 채권이 목적물에 ‘관하여 생긴 것’이란 채권이 목적물 자체로부터 발생한 경우이거나 채권이 목적물의 반환청구권과 동일한 법률관계 또는 동일한 사실관계로부터 발생한 것이야 하는데, 귀 시공사가 가진 구상금채권이 조합원 소유 부동산 자체로부터 발생한 것도 아니고, 조합원이 귀 시공사에 가지는 조합원 소유 부동산의 반환청구권과 동일한 법률관계 또는 사실관계로부터 발생한 것도 아니어서 귀 시공사가 은행에 연대보증한 조합원에 대한 구상금채권을 가지고 조합원 소유 부동산에 대하여 유치권을 행사할 수는 없습니다.
참고로 유치권 성립요건 중의 하나인 점유시기와 관련하여, “채무자 소유의 건물 등 부동산에 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가 경료되어 압류의 효력이 발생한 후에 채무자가 위 부동산에 관한 공사대금 채권자에게 그 점유를 이전함으로써 그로 하여금 유치권을 취득하게 한 경우, 그와 같은 점유의 이전은 목적물의 교환가치를 감소시킬 우려가 있는 처분행위에 해당하여 민사집행법 제92조 제1항, 제83조 제4항에 따른 압류의 처분금지효에 저촉되므로 점유자로서는 위 유치권을 내세워 그 부동산에 관한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없다.”고 하는 중요한 판결(2009.1.15. 선고 2008다70763)이 있음을 업무상 주지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