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정비법 제2조제9호는 재개발사업의 경우 “토지등소유자란 정비구역에 위치한 토지 또는 건축물의 소유자 또는 그 지상권자를 말하되, 신탁업자가 사업시행자로 지정된 경우 토지등소유자가 정비사업을 목적으로 신탁업자에게 신탁한 토지 또는 건축물에 대하여는 위탁자를 토지등소유자로 본다”라고 규정한다.
그리고 재개발사업의 토지등소유자는 원칙적으로 조합원의 자격과 분양권을 갖는 것으로 정하고 있다.
그런데 사업시행자가 아닌 신탁업자에게 토지등소유자의 부동산 소유권이 담보신탁에 따라 이전된 경우 신탁자와 수탁자 사이에서 토지등소유자 내지 조합원지위를 어떻게 설정할지에 관하여는 따로 정하고 있지 않아 실무상 논란이 되고 있다.
즉, 甲과 乙은 각자 소유하고 있던 주택을 조합설립 전에 신탁회사에 담보신탁하여 신탁회사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으나, 조합설립인가 후 신탁재산의 귀속을 원인으로 위 신탁등기를 말소하고 다시 본인들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치고 분양신청 기간 내에 주택의 소유자로서 각자 분양신청을 했다.
그러나 해당 조합은 도시정비법 제39조 제1항 제3호에 따라 甲과 乙이 대표자 1인을 선정하여 분양신청을 해야 함에도 각자 단독으로 분양신청을 한 것은 부적법하다는 이유로 甲과 乙을 현금청산대상자로 하는 관리처분계획을 수립해 인가를 받았다.
이 관리처분계획은 적법할까. 이와 관련 서울고등법원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담보신탁된 부동산의 경우 조합원지위 및 분양신청권은 수탁자가 아니라 위탁자가 갖는 것으로 보아야 하므로, 조합이 분양신청 기간 내에 분양신청을 한 甲과 乙을 현금청산대상자로 분류한 관리처분계획은 위법하다고 보았다.
첫째, 일반적으로 부동산의 신탁에 있어서는 수탁자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치면 대내외적으로 소유권이 수탁자에게 완전히 이전되고, 위탁자와의 내부관계에 있어서 소유권이 위탁자에게 유보되어 있는 것이 아니므로 수탁자가 조합원자격을 갖고 분양권을 행사할 수 있는 것으로 해석할 여지가 있다.
그러나 신탁재산은 신탁의 본질상 수탁자의 고유재산과 구별되어 별개의 재산으로 취급되는 독립성을 가지고 있으므로, 도시정비법상 행정주체인 재개발조합이 법령에서 정해진 절차에 따라 사업시행 및 관리처분계획을 수립해 조합원을 확정하고 조합원에게 분양권을 부여하는 공법상 법률관계를 설정함에 있어서는 일반적인 사법관계에 적용되는 신탁관계 및 소유권에 관한 법리를 그대로 적용해야 한다고 볼 것은 아니다.
둘째, 부동산 담보신탁은 채무가 정상적으로 상환되는 등으로 신탁관계가 종료되는 때에 위탁자의 소유권회복이 예정되어 있으므로, 재개발사업의 진행에 따른 이익과 비용이 최종적으로 귀속되는 위탁자가 실질적이고 직접적인 이해관계를 갖고 있다.
따라서 위탁자에게 조합원 자격을 인정하고, 위탁자의 의견을 반영하여 사업을 추진하도록 할 필요성이 크며, 재개발사업의 조합원지위를 위탁자에게 부여한다고 하여 신탁계약 당자사들의 의사나 신탁의 목적에 반하는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셋째, 재개발사업을 시행하는 조합으로서도 부동산의 신탁의 경우 등기를 통하여 공시되므로, 위탁자에게 조합원자격을 부여하여 사업을 추진하더라도 권리관계의 파악이 어렵게 된다는 등의 장애가 있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넷째, 다수의 토지등소유자가 수탁자 1인에게 부동산을 신탁한 경우에 위탁자들 사이에 의견이 일치하지 않는 때에도 수탁자를 토지등소유자로 보는 경우에는 수탁자가 위탁자 중 한쪽의 의사에 따라 의결권을 행사하는 것으로 허용하게 되는데,
이는 도시정비법 제39조 제1항, 도시정비법시행령 제33조 제1항 제1호 가목에 따라 1필지의 토지 또는 하나의 건축물을 여럿이서 공유할 때 공유자들을 대표하는 조합원내지 토지등소유자는 공유자전원의 동의로 선임되어야 하는 점에서 도시정비법령이 예정하고 있는 대표자선정과 의결권 행사 방식에 부합하지 않는다.
다수의 위탁자들이 하나 또는 여럿의 신탁회사를 선택하였는지에 따라 전체 토지등소유자가 달라진다고 보는 것도 불합리하다. 또한 부동산을 신탁하지 않은 다른 토지등소유자가 1개의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점에서, 실질적으로 독립된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는 다수 위탁자의 의사를 1개의 의결권으로만 반영한다면 형평에도 반한다.
결국 담보신탁의 경우 위탁자에게 조합원의 지위를 인정하는 것이 타당하고, 조합원으로서 갖는 본질적 권리는 분양신청권이라고 할 것이므로, 甲과 乙이 토지의 소유자로서 분양신청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분양신청권은 단순히 조합의 구성원으로서 행사할 수 있는 절차적 권리가 아니라 조합에 대한 현물출자의무의 이행에 대한 대가로 인정되는 실체적인 권리에 해당함을 고려하면 더욱 그러하다.
이학수 대표법무사 / 이학수법무사법인(유한)
그리고 재개발사업의 토지등소유자는 원칙적으로 조합원의 자격과 분양권을 갖는 것으로 정하고 있다.
그런데 사업시행자가 아닌 신탁업자에게 토지등소유자의 부동산 소유권이 담보신탁에 따라 이전된 경우 신탁자와 수탁자 사이에서 토지등소유자 내지 조합원지위를 어떻게 설정할지에 관하여는 따로 정하고 있지 않아 실무상 논란이 되고 있다.
즉, 甲과 乙은 각자 소유하고 있던 주택을 조합설립 전에 신탁회사에 담보신탁하여 신탁회사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으나, 조합설립인가 후 신탁재산의 귀속을 원인으로 위 신탁등기를 말소하고 다시 본인들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치고 분양신청 기간 내에 주택의 소유자로서 각자 분양신청을 했다.
그러나 해당 조합은 도시정비법 제39조 제1항 제3호에 따라 甲과 乙이 대표자 1인을 선정하여 분양신청을 해야 함에도 각자 단독으로 분양신청을 한 것은 부적법하다는 이유로 甲과 乙을 현금청산대상자로 하는 관리처분계획을 수립해 인가를 받았다.
이 관리처분계획은 적법할까. 이와 관련 서울고등법원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담보신탁된 부동산의 경우 조합원지위 및 분양신청권은 수탁자가 아니라 위탁자가 갖는 것으로 보아야 하므로, 조합이 분양신청 기간 내에 분양신청을 한 甲과 乙을 현금청산대상자로 분류한 관리처분계획은 위법하다고 보았다.
첫째, 일반적으로 부동산의 신탁에 있어서는 수탁자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치면 대내외적으로 소유권이 수탁자에게 완전히 이전되고, 위탁자와의 내부관계에 있어서 소유권이 위탁자에게 유보되어 있는 것이 아니므로 수탁자가 조합원자격을 갖고 분양권을 행사할 수 있는 것으로 해석할 여지가 있다.
그러나 신탁재산은 신탁의 본질상 수탁자의 고유재산과 구별되어 별개의 재산으로 취급되는 독립성을 가지고 있으므로, 도시정비법상 행정주체인 재개발조합이 법령에서 정해진 절차에 따라 사업시행 및 관리처분계획을 수립해 조합원을 확정하고 조합원에게 분양권을 부여하는 공법상 법률관계를 설정함에 있어서는 일반적인 사법관계에 적용되는 신탁관계 및 소유권에 관한 법리를 그대로 적용해야 한다고 볼 것은 아니다.
둘째, 부동산 담보신탁은 채무가 정상적으로 상환되는 등으로 신탁관계가 종료되는 때에 위탁자의 소유권회복이 예정되어 있으므로, 재개발사업의 진행에 따른 이익과 비용이 최종적으로 귀속되는 위탁자가 실질적이고 직접적인 이해관계를 갖고 있다.
따라서 위탁자에게 조합원 자격을 인정하고, 위탁자의 의견을 반영하여 사업을 추진하도록 할 필요성이 크며, 재개발사업의 조합원지위를 위탁자에게 부여한다고 하여 신탁계약 당자사들의 의사나 신탁의 목적에 반하는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셋째, 재개발사업을 시행하는 조합으로서도 부동산의 신탁의 경우 등기를 통하여 공시되므로, 위탁자에게 조합원자격을 부여하여 사업을 추진하더라도 권리관계의 파악이 어렵게 된다는 등의 장애가 있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넷째, 다수의 토지등소유자가 수탁자 1인에게 부동산을 신탁한 경우에 위탁자들 사이에 의견이 일치하지 않는 때에도 수탁자를 토지등소유자로 보는 경우에는 수탁자가 위탁자 중 한쪽의 의사에 따라 의결권을 행사하는 것으로 허용하게 되는데,
이는 도시정비법 제39조 제1항, 도시정비법시행령 제33조 제1항 제1호 가목에 따라 1필지의 토지 또는 하나의 건축물을 여럿이서 공유할 때 공유자들을 대표하는 조합원내지 토지등소유자는 공유자전원의 동의로 선임되어야 하는 점에서 도시정비법령이 예정하고 있는 대표자선정과 의결권 행사 방식에 부합하지 않는다.
다수의 위탁자들이 하나 또는 여럿의 신탁회사를 선택하였는지에 따라 전체 토지등소유자가 달라진다고 보는 것도 불합리하다. 또한 부동산을 신탁하지 않은 다른 토지등소유자가 1개의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점에서, 실질적으로 독립된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는 다수 위탁자의 의사를 1개의 의결권으로만 반영한다면 형평에도 반한다.
결국 담보신탁의 경우 위탁자에게 조합원의 지위를 인정하는 것이 타당하고, 조합원으로서 갖는 본질적 권리는 분양신청권이라고 할 것이므로, 甲과 乙이 토지의 소유자로서 분양신청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분양신청권은 단순히 조합의 구성원으로서 행사할 수 있는 절차적 권리가 아니라 조합에 대한 현물출자의무의 이행에 대한 대가로 인정되는 실체적인 권리에 해당함을 고려하면 더욱 그러하다.
이학수 대표법무사 / 이학수법무사법인(유한)